도자기 그 자체가 예뻐서 장식장에 우아하게 있던 술. 늘 눈독 들여왔던 문배주 클래식 명작을, 제 맘대로 오픈했습니다! 문배술은 올해 초에 다 같이 마시고 술상을 보여드리기도 했었는데요. 25도는 반주하기 좋은 술이라면 40도인 클래식 명작은 술을 좀 더 오롯이 즐기면서 마시는게 좋았어요. 인위적인 향이 없는 깔끔함에 도수에 비해서 끝맛이 정말 부드러워 까끌함 하나 없었어요. 특유의 우아한 배향은 긴 여운으로 남고요. 겨자, 해산물, 육류, 채소 등의 복합적인 맛이 나는 양장피 한 입에 깔끔한 문배술 한 잔, 크~ 또 먹고 싶네요.

아빠 술장에는 군침 싹 도는 술이 많았는데요.. 정말 아껴둔 술을 뜯었다가는 등짝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 골라본 잭 다니엘 실버 셀렉트. 잭콕으로 익숙한 검은 라벨보다 비싸보이는데요, 도수도 50도로 좀 더 높아요. 진한 오크향이 코에서도 입에서도 느껴지네요. 별다른 안주보다는 간단히 초콜릿 정도만 곁들이면서 풍미에 집중하는 게 좋겠어요. 특이하게 마개 부분에 병입 날짜가 수기로 적혀있는데요, 이 술은 2005년 4월 29일 완성되었군요. 

장식장 속 여러 담금주 중에 제일 멋있게 생긴 산양삼주입니다. 산양삼은 삼 씨앗을 산에 뿌려 자연스럽게 크도록 한 것으로 예전엔 장뇌삼이라고도 불렀었죠. 6년 전에 담갔는데 한 잔 따르면 그만큼 소주를 다시 채워놓는 식으로 무한 증식 중이에요. 그런데도 여전히 향이 강해서 꿀을 잔뜩 바른 찰떡이랑 먹어요. 쌉싸롬한 끝맛이 술 먹고도 건강해지는 것만 같은 기분!! 술장 서리 끝판왕이 아닐까 싶고요.

술장에 아무리 좋은 위스키가 있어도 독한 술 못마시는 알쓰에게는 그림의 떡. 다른 술은 웬만해선 탐내지 않지만 와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것도 쥬브리 샹베르탱이라면. 페블레의 쥐브리 샹베르탱 프리미에 크뤼 레 까제띠에르는 기회가 될때마다 빼놓지 않고 구매할만큼 좋아하는 와인 중 하나예요. 붉은 과일의 아로마와 흙내음, 부드럽고 우아하면서 풍부한 맛이 긴 여운을 주거든요. 고기 한점에 향긋한 와인 한잔, 이 행복을 맛보려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구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