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EAM 뉴술레터입니다.

내일 모레(26일)가 정월 대보름이래요. 조상님들은 '귀밝이술'이라고 해서 정월 대보름 아침에 청주를 마시면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했다는데요. 네, 술 마실 준비 되셨나요? 2021년에는 좋은 소식만 들려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통주, 그리고 전통주 전문 주점 추천을 준비해보았어요. 

그럼 잔을 부딪히며 열두 번째 뉴술레터 시작해볼까요. 짠!🍷

귀밝이술로 고른 술인데 코가 먼저 트여요. 이토록 싱그럽고 향긋한 유자내음이라니. 따뜻한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고흥 유자, 그중에서도 30년된 고목에서 난 유자로 만들어 더 진하고 상큼한 향을 느낄 수 있어요. 와인으로 치면 비에이 비뉴 랄까요? 8도와 12도 두 종류가 있는데 12도가 딱 적당해요. 8도는 알쓰인 제 입맛에도 유자차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정말정말 술을 못드시는 분이나 보드카 등과 함께하는 토닉워터+레몬의 고급진 대안으로 추천드립니다. 안주는 가볍게 부럼을 대신한 견과강정으로 곁들여봤는데 합이 괜찮았어요. 상큼한 술이니만큼 회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오매락은 배 증류원액과 구운매실(오매)로 빚어서 숙성한 술이에요. 뚜껑을 열면 은은하게 풍겨오는 과실향이 아주 우아하죠. 적당한 무게감과 도수(25%)에 달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아주 좋아하는 술이기도 해요. 사실 대한민국 주류대상(2017)에서 대상을 수상한 술이니 맛에서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죠. 안주로는 삼색나물을 곁들였는데, 짭쪼롬한 간장과 다진마늘로 간을 하는 한식의 양념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더라고요. 기대 그 이상의 페어링!

맑은 술일수록 귀가 더 밝아진다는데 그렇다면 소주 중의 소주, 안동 소주가 제격이 아닐까 싶어요. 국내산 백미와 지하암반수로 증류한 40%짜리 일품 안동소주. 비슷한 도수의 백주보다 향이 깨끗하고, 보드카보다 가벼운 바디감으로 학처럼 고고하고 청아한 선비의 기풍이 느껴져요. 정월 대보름 아침, 차가운 안동소주 한 잔에 찹쌀, 검은콩, 팥, 찰수수, 차조를 넣어 지은 오곡밥을 먹으며 올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해 보아요. 

향긋하고 달콤한 소식만 들리기를 바래보며 선택한 제 귀밝이술 픽은 삼양춘 약주예요. 처음엔 백세주랑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마실수록 목넘김이 훨씬 부드럽고 목 끝에서부터 확 퍼지는 고소한 누룩향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그만큼 알콜향은 적게 나고 깔끔한 피니시를 즐길 수 있었던 술이었어요. 저는 담백한 안주대신 김치전과 김치만두를 곁들여 먹었는데 의외로 단짠의 합이 아주 훌륭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