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의 술공간

잘못 가면 기름만 먹고 오는 것 같은 중식당. 멤버들이 직접 가보고 맛있었던 식당과 메뉴를 추천할게요.

여느 음식이나 그렇긴 하지만, 특히 중식당은 연륜이 쌓일수록 요리의 맛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저만의 이런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곳이 바로 서울 청파동의 정인데요, 벌써 20년 가까이 다닌 단골집이랍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고추간짜장과 매운맛 탕수육으로, 일찌감치 매운 음식 열풍을 이끈 곳이기도 하죠. 매운 고추를 더하고 웍에서 불맛을 입혀 맵싹한 맛을 자랑하는 고추간짜장은 한번만 먹어도 중독되니 조심하세요. 소스 범벅을 해도 바삭함이 살아있는 탕수육을 먹으면, 고수 앞에서는 부먹·찍먹 논란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중식을 좋아한다면 일부러 찾아가볼만한 곳이예요. 📍서울 용산구

✍️ 이번 주의 술추천

중식의 메뉴 가짓수 만큼이나 고량주, 맥주가 아니더라도 페어링할 술은 많답니다.

아파시멘토는 수확한 포도를 3~4개월 말려 수분을 줄이고 당도와 향을 응축하는 이탈리아 전통 양조법이에요. 이렇게 만든 와인은 농밀한 과실 향과 부드러운 단맛, 높은 알코올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내죠. 같은 방식으로 만든 지오다노 아파시멘토는 잘 익은 체리와 건자두 향, 초콜릿 같은 질감이 인상적이에요. 묵직한 바디에 부드러운 탄닌으로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죠. 특히 중식의 기름진 단짠 양념과 와인의 농축된 과실미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데, 그중에서도 동파육과의 페어링을 추천해요. 진한 간장 소스와 풍부한 과일 향이 겹치며 단짠의 균형이 잘 맞아떨어지거든요. 주류 전문샵 3만 원대

독일 모젤 지역의 명가 ‘찔리켄’은 리슬링의 정석 같은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로, 이 리슬링 트로켄은 그중에서도 드라이한 스타일이에요. 달지 않고 산뜻한 산미와 섬세한 미네랄리티, 청사과와 라임 같은 풋사과 계열의 과실 향이 깔끔하게 피어나죠. 단맛보다 산미가 중심인 리슬링이라 기름지거나 달짝지근한 음식인 탕수육과 잘 어울려요. 돼지고기 튀김과 찐득한 소스가 입 안에 기름기를 남기는데, 찔리켄의 산미가 그걸 싹 정리해주거든요. 게다가 소스의 달콤새콤함과 리슬링의 청량한 산도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더부룩하지 않고 입맛이 확 살아나요. 탕수육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튀김 음식이면 다 페어링하기 좋을거예요. 데일리샷 3만 원대

✍️ 이번 주의 술일상

1,2.안주마을, 로랑 페리에 매그넘 가을을 맞아 서촌의 안주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시그니처 메뉴들은 이미 다 맛봤기에 이번엔 처음으로 삼치회를 주문했어요. 첫입을 넣는 순간 부드럽고 고소한 식감이 인상적이었어요. 껍질은 불에 살짝 그을려 불향이 은은하고 고소함이 입안에 오래 남더라고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양념장에 찍어 김에 싸먹으면 감칠맛이 한층 깊어져요. 함께한 술은 로랑 페리에 매그넘 사이즈 샴페인이에요. 같은 샴페인이라도 매그넘 사이즈가 더 맛있다는 걸 아시나요? 숙성이 천천히 진행되어 향이 풍부하고 기포가 더 섬세하대요. 실제로 이 날 마신 로랑 페리에도 제가 알던 것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졌어요. 상큼한 사과와 구운 브리오슈의 고소한 향이 부드럽게 피어나더라고요. 거품도 미세하고 향도 훨씬 오래 남는 느낌이었어요. 주류 전문샵 199,000원

3.파이퍼 하이직 레어 나이트 2013 레어 나이트 라는게 있더라고요. 레이블에 불이 켜지는 버전인데, 야광이 아니라 병 하단에 배터리와 스위치가 있어서 실제로 불이 켜져요. 어두운 곳에서 마셨다면 더 잘 보였을텐데 이 레이블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레어는 여전히 맛있더라고요. 우아하고 화사한 꽃향기와 함께 고소함이 강렬하게 느껴지는데, 견과류를 씹으면서 마시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함께한 음식은 소고기였는데요, 고기의 기름기때문에 샴페인 맛이 밍밍해져서 최상의 페어링은 아닌 듯 해요. 샴페인의 캐릭터가 사라져서 고기와 함께 마시기에는 좀 아까웠어요. 주류 전문샵 30만 원대

1.바롱필립 샤르도네 마일리지 털러 홍콩에 왔습니다. 처음 와 본 홍콩, 왜 호불호가 강한지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높은 인구 밀도, 정신없는 교통 체증, 끝없는 언덕과 계단, 그리고 바퀴벌레... 그러나 홍콩영화 사랑단에겐 모든 것이 낭만! 셋째 날 즈음 힙하다는 동네 타이항에서 드립 커피 한 잔 걸치고, 도교 사원도 구경하고, 글라스 와인을 파는 곳이 있길래 들어갔죠. 한적한 골목 야외 좌석에서 망중한을 즐겼답니다. 📍Winstons Coffee

2.믹터스 숙소에서 쉬다 느지막이 살짝 심심해져서 근처 재즈 킷사를 찾아갔어요. 먼저 와인 한 잔 마시면서 분위기 좀 보는데 설마, 한국 사람이라고 칙 코리아를 틀어준 건가? 암튼 고마와요. 이어서 팻 매스니, 사다오 와타나베가 나오길래 진한 것도 마시고 싶어져 버번 한 잔 주문했습니다. 여기는 온더록스에 얼음을 딱 한 개 넣어주네요. 귀여워. 계산할 때 작지만 분명한 한국어로 인사해주는 내향인 최대 친절을 느낄 수 있었어요. 📍CODA

3.해피아워 1+1 와인 주말엔 동생이 놀러 와 함께 소호로 향했습니다. 가고 싶은 라이브 바 오픈을 기다리며 사거리 작은 와인바에서 론 시라와 샤르도네를 마셨어요. 맞은편 인기 만점 국숫집에 길게 선 줄을 구경하고, 경사진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고 한 번 내지 않는 홍콩 택시에 감탄도 하면서요.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를 즐겼습니다. 📍Through The Grapevine

✍️ 이번 주의 술소식

✍️ 이번 주의 술행사